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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 Vacant Land

Concept

無 · 常 · 循 · 環 · 生 · 成 · 消 · 滅

無常 무상 Impermanence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여 고정됨이 없음

循環 순환 Circulation
자연의 흐름이 이어지고 반복되는 과정

生成 생성 Creation
새로운 생명이 돋아나고 자라남

消滅 소멸 Extinction
생명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감

無 없을 무 · 常 항상 상 · 循 돌 순 · 環 고리 환 · 生 날 생 · 成 이룰 성 · 消 사라질 소 · 滅 멸할 멸

無 Nothingness · 常 Continuity · 循 Circulation · 環 Cycle · 生 Birth · 成 Formation · 消 Disappearance · 滅 Extinction

Note

다리 아래 특별한 쓰임새 없이 남겨진 이 넓은 공간은 말 그대로 텅 빈 공터다. 강변에서 큰 행사가 열릴 때면 임시 주차장으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친 오프로드 오토바이나 고가사다리차의 연습 공간이 되기도 한다. 간혹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공터를 둘러싸고 강을 따라 길이 놓여 있다. 가장 아래쪽의 자동차 전용 도로부터, 멀리 교각 아래 나무들이 작게 보이는 곳도 길이다. 길과 길 사이에 넓은 공터가 있는 평범한 곳을 지나쳐 다녔다.

황량하기만 하던 이 무채색의 공간이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것은 유채꽃을 심었다는 작은 안내판을 발견하면서부터였다. 버려진 듯했던 이곳이 꽃밭이 되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다. 두 달이 지나자 척박한 땅 위로 기적처럼 샛노란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무겁게 짓누르던 교각 아래의 삭막한 풍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꽃은 지고 공간은 다시 예전의 쓸쓸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지금은 노랗고 빨간 블록 뒤로 무궁화가 심어져 있을 뿐이다. 해가 바뀌어도 유채꽃의 찬란했던 물결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이 텅 빈 공터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강물에 막혀 더 나아갈 수 없는 막다른 땅에서도 싹을 틔워내던 그 강렬한 생명력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비어 있기에 언제든 새로운 풍경을 품을 수 있는 이 공터가 언젠가 다시 의미 있는 모습으로 깨어나기를 나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Info

유채
쌍떡잎식물군 십자화목 배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높이는 1m 정도 자라고, 꽃은 노란색으로 4월경에 핀다. 1960년대 초부터 기름을 채취할 목적으로 유료작물(油料作物)로 재배되었고, 꽃은 꿀을 얻기 위한 밀원식물(蜜源植物)로 활용된다. 아시아, 유럽 등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된다.

무궁화
아욱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대한민국의 국화다. 높이는 1.5~4m 정도 자라고, 꽃은 분홍색으로 여름철에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오랜 기간 개화하는 특징을 지닌다. 끊임없이 꽃이 이어서 피는 개화 특성으로 인해 지속성과 순환의 상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공지(空地)
공지는 도시계획에서 의도적으로 남겨두거나 개발 이후 활용이 정해지지 않은 땅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간은 일시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용도로 전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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