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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정원 Water Garden

Concept

無 · 常 · 循 · 環 · 生 · 成 · 消 · 滅

無常 무상 Impermanence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여 고정됨이 없음

循環 순환 Circulation
자연의 흐름이 이어지고 반복되는 과정

生成 생성 Creation
새로운 생명이 돋아나고 자라남

消滅 소멸 Extinction
생명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감

無 없을 무 · 常 항상 상 · 循 돌 순 · 環 고리 환 · 生 날 생 · 成 이룰 성 · 消 사라질 소 · 滅 멸할 멸

無 Nothingness · 常 Continuity · 循 Circulation · 環 Cycle · 生 Birth · 成 Formation · 消 Disappearance · 滅 Extinction

Note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근처의 물의 정원은 빽빽한 고층 건물이 늘어선 도심의 한강공원과 다르다. 시야를 가리는 거대한 구조물이 없어 자연의 경관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2022년 봄, 나는 이곳에서 새로운 관찰을 시작했다.

정원 안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다. 나는 그중 하나를 기준으로 삼아 관찰을 이어갔다. 커다란 우산 같은 차양막이 펼쳐지면, 사람들이 그 아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늘이 드리워진 벤치에 사람이 머무는 모습을 마주친 적은 없다. 사람들은 꽃이 만개하는 짧은 시기에만 정원을 가득 채웠다.

태양은 끊임없이 궤적을 옮기고, 따라서 그늘의 위치도 계속 바뀐다. 벤치 위에 그늘이 머무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늘은 자리를 벗어나 엉뚱한 바닥에 맺힌다. 분명 휴식을 위해 만들어진 구조물이지만, 실제로는 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순간이 더 많다. 이 모습을 바라보며 용도와 형태 사이의 간극을 생각하게 된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정원 속 구조물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설치되지만, 빛과 시간이라는 자연의 흐름과는 완전히 어긋난다. 때로는 기능보다 형태 자체가 먼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곳의 풍경은 차양막과는 별개로 계절에 따라 극적으로 변한다. 주변의 식물들은 봄과 가을, 일 년에 두 번 꽃을 피운다. 이는 자연 스스로 피고 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인간의 개입으로 심어지고 사라지는 과정이다. 공원 관리자가 땅을 일구고 꽃을 심으며, 꽃이 지면 다시 베어내는 수고를 반복하면서 생성과 소멸의 순환이 인위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일 년에 두 번 꽃을 피워내는 일일 뿐, 그 꽃을 영원히 피어 있게 만들지는 못한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안에서, 인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제하기 위해 부단히 개입하고 노력한다.

나는 이곳에서 형태가 고정된 것과 변화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바라본다. 인공적인 정원의 차양막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지만, 그 주변의 풍경과 시간은 끊임없이 흐른다. 물의 정원에서의 작업은 특정한 극적인 장면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미묘하게 달라지는 순간들을 응시하는 일이다. 고정된 구조물과 변화하는 자연, 그리고 그 자연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부단한 노력들이 겹쳐지는 풍경을 나는 같은 자리에서 관찰하고 기록했다.

Info

물의 정원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물의 정원은 국토교통부가 2012년 한강 살리기 사업으로 조성한 484,188㎡의 광대한 면적의 수변생태공원이다. 물의 정원은 자연과 소통하여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자연 친화적 휴식 공간이다. 물의 정원으로 가는 뱃나들이교를 건너면 강변 산책로 변으로 대단지 화초 단지가 조성되어 5월에는 양귀비, 9월에는 노랑코스모스를 만끽할 수 있다. 수려한 북한강과 화초단지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풍광을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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