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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통수(于筒水) 강원도 기념물 제88호
Utongsu Gangwon-do Monument No. 88

Concept

發 · 源 · 根 · 名 · 水 · 江 · 心

發源 발원 Origin
모든 흐름이 시작되는 지점

根源 근원 Source
물줄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곳

名水 명수 Renowned Water
맛이 좋기로 이름난 뛰어난 물

江心水 강심수 Unmingled Water / Flows without losing its core
다른 물과 섞이지 않고 중심을 지키며 흐르는 무거운 물

發 필 발 · 源 근원 원 · 根 뿌리 근 · 名 이름 명 · 水 물 수 · 江 강 강 · 心 마음 심

發 Beginning · 源 Origin · 根 Root · 名 Renown · 水 Water · 江 River · 心 Core

Note

과학적 측량 기술이 없던 시절, 선조들은 직접 발로 산을 오르며 강의 시작을 찾아 기록했다. 그 오랜 역사가 가리키는 한강의 발원지는 모두 오대산 깊은 곳에 자리한 우통수였다. 고목나무샘이나 검룡소는 몇 차례 다녀왔지만 우통수는 달랐다. 정식 탐방로조차 없는 데다 오래된 암자에 머무는 스님이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먼저 다녀온 이들의 짧은 기록이 내가 아는 전부였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품어온 역사의 근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초겨울 오대산으로 향했다.

11월의 끝자락, 산에는 이미 눈이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다. 눈은 길의 흔적을 말끔히 덮어버렸고, 막막함에 초입에서 한참을 주춤거리고 있었다. 그때 기적처럼 산 위에서 내려오는 스님을 만났다. 인적이 드문 곳에 찾아온 것을 의아해하시던 스님은 우통수를 보러 왔다는 내 말에 잠시 나를 바라보시더니 기꺼이 길을 내어주셨다. 길을 덮어버린 눈은 오히려 스님의 발자국을 선명하게 남겼고, 나는 그 흔적을 따라 이정표 하나 없는 산속에서도 한 번도 길을 잃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막막함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한참을 올라 거대한 고목을 지나치자 거짓말처럼 고요한 장소가 나타났다. 시간이 멈추고 소리마저 사라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 속에 작은 비석 하나가 서 있었다. 그 위에는 한자로 우통수라 새겨져 있었다. 조심스레 덮개가 씌워진 샘을 열자 가장 먼저 내 모습이 투명하게 비쳤다. 그 아래로 바닥의 돌과 맑은 물, 물 위로 드리운 나무의 형상이 하나로 겹쳐졌다. 흐린 하늘 아래 흩날리는 눈발과 수면의 반사는 묘하게 신비로웠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산새들은 머리와 어깨 위에 스스럼없이 내려앉으며 낯선 방문자를 반겼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 공간이었다. 나는 한참 동안 그곳에 머물며 물을 바라보고 거대한 자연의 흐름을 온전히 느꼈다.

산을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일을 마치고 올라오시던 스님과 다시 마주쳤다. 인적이 끊긴 곳까지 와서 우통수 사진을 그토록 오래 찍는 이유가 신기하다며 말을 건네신 스님은, 차를 주시겠다며 기꺼이 나를 다시 암자로 이끄셨다. 너와집 지붕 아래 마주 앉아 우통수에 얽힌 옛이야기와 산중의 삶을 들으며 차를 마셨다. 조선의 3대 명수라 불리는 물로 우려낸 차를 맛보는 호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물이었다. 끊임없이 방 안으로 날아드는 새들을 벗 삼아,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기약 없는 다음을 약속하고 산을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짙은 어둠이 깔린 밤이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아득한 꿈을 꾼 것만 같았다. 직접 발로 딛고 눈으로 보며 입으로 마셔본 우통수의 물은 기록으로만 접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생생한 감각으로 남았다.

눈앞에서 마주한 역사의 발원지는 단순한 시작점이 아니었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 무거운 물을 눈에 담고 입으로 마셨다. 우통수의 물은 이곳에서부터 바다에 이르기까지 다른 물을 받아들이되 결코 섞이지 않아 ‘강심수’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묵직하고 단단한 이 물줄기처럼, 이곳을 경험한 내 삶 또한 중심을 잃지 않고 변치 않으며 흐르길 기도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Info

우통수(于筒水) 강원도 기념물 제88호

한강의 역사적 발원지로 알려진 오대산 우통수에서 발원한 샘물은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금강연(金剛淵)에서 나오는 용출수와 만나 오대천이 되어 흐른다. 우통수에 관한 기록은 고려 충렬왕 7년(1281)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의해 처음 등장하며,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택리지(擇里志), 대동지지(大東地志),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등 조선시대 대표적 지리지(地理誌)들은 모두 한강의 발원지를 우통수라고 기록하였다.

삼국유사에서도 신라 태자들이 머물며 문수보살에게 매일 차를 달여 공양을 올렸다는 신령스러운 물로 기록이 되어 있다. 조선 초기 학자 권근은 기문(記文)에 우통수는 빛과 맛이 특이하고 물의 무게 또한 다른 샘물보다 무거워 다른 물과 섞이지 않고 그 색과 맛이 변하지 않아서 중국 양쯔강의 중령(中泠)이라고 불렀다고 기록한다.

우통수(于筒水)는 속리산 삼타수(三陀水), 충주 달천(達川水)과 함께 조선삼대명수(朝鮮三大名水)로 전해진다.

강심수(江心水), 한중수(漢中水)
오대산 서대에서 흘러내리는 우통수는 물 맛이 빼어났다고 한다. 다른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이 있어서 그 맑은 빛깔을 유지한 채 한강까지 중심에서 흘렀다고 한다.

또한 강심수(江心水)는 조선시대에 임금이 사용할 물을 가리키던 말로, 한강 한가운데에서 길어 올린 물을 의미했다.
선비들이 차를 끓이기 위해 배를 타고 강 가운데로 나가 강심수 물을 길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조선시대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오대산에서 시작된 우통수라는 샘물이 한강의 중심을 따라 흐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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