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수변 Riverside

Concept

水 · 邊 · 公 · 園 · 堤 · 防 · 生 · 涯

水邊 수변 Riverside
물과 땅이 맞닿아 있는 장소

公園 공원 Public Park
사람들이 쉬고 걷고 머무르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공 공간

堤防 제방 Embankment
물의 흐름을 통제하기 위해 형성된 경계

生涯 생애 Lifetime
태어나 살아온 시간 그리고 삶이 머무는 경계

水 물 수 · 邊 가 변 · 公 공평할 공 · 園 동산 원 · 堤 둑 제 · 防 막을 방 · 生 날 생 · 涯 물가 애

水 Water · 邊 Edge · 公 Public · 園 Garden · 堤 Embankment · 防 Protection · 生 Life · 涯 Edge

Note

이곳은 강물의 가장자리, 수변이다.
한강의 물가에는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흔적이 함께 존재한다. 강을 따라 길이 놓이고, 제방이 세워지고, 공원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는 벤치와 운동 시설 같은 다양한 구조물이 자리 잡는다. 거대한 도시 서울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고, 잠시 쉬어 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강을 이용한다.

나는 한강을 바라볼 때 사람의 활동보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환경을 먼저 바라본다. 공원과 시설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사람이 떠난 뒤에도 그 자리에 남아 강과 함께 풍경을 이룬다. 한강의 수변에는 인간의 의도가 만들어 낸 질서와 강이 오랜 시간 흐르며 만들어 온 자연의 흐름이 동시에 존재한다. 사람이 사라진 순간 드러나는 이 구조물과 강물의 모습 속에서 한강의 또 다른 얼굴이 나타난다.

강가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강 건너편이 시야에 들어온다. 바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수평선이 아니라, 멀리서나마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거리 안에서 마주하는 풍경이다. 강이 바다보다 포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물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강가에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았고, 그 삶의 흔적이 강과 함께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사람이 태어나 살아온 시간을 생애라고 부른다. 생은 태어남의 시작을 의미하고, 애는 끝이나 경계를 뜻한다. 이때 애라는 글자는 본래 물가의 끝이나 가장자리를 의미하는 한자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나는 생애라는 단어를 보면 삶의 시작과 끝이라는 뜻과 함께, 사람이 물가에서 살아가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이미지도 함께 떠오른다.

한강의 수변을 바라보고 있으면 인간과 자연이 서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간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내가 바라본 한강의 풍경은 공원의 모습이나 사람들의 활동이 아니라, 사람이 잠시 자리를 비운 뒤 드러나는 수변의 구조와 고요다. 그 고요한 장면 속에서 인간이 남긴 흔적과 강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다.

Info

한강의 물가 공간을 부르는 이름은 시대의 가치관과 언어 순화 노력에 따라 세 번의 큰 변화를 거쳤습니다.

한강 수변 명칭의 변천사: 고수부지에서 한강공원까지

  1. 고수부지 (高水敷地)
    의미: ‘홍수가 났을 때만 물에 잠기는 땅’이라는 뜻의 일본식 한자 행정 용어입니다.
    배경: 1980년대 한강 종합개발 당시 토목 공사 용어로 쓰이며 대중에게 익숙해졌으나, 일본어 잔재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2. 둔치
    의미: ‘물가에 있는 언덕’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배경: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우리말 순화 운동을 통해 ‘고수부지’를 대체할 아름다운 우리말로 선정되었습니다. 자연스럽고 서정적인 느낌을 주어 문학이나 일상에서 사랑받는 명칭이 되었습니다.
  3. 한강공원
    의미: 시민의 휴식과 여가를 위한 공공녹지 공간임을 강조하는 현재의 공식 명칭입니다.
    배경: 2000년대 이후 한강 수변이 단순히 ‘물가의 땅’을 넘어 문화와 레저가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현재는 서울의 11개 지구를 통합하여 ‘한강공원’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2026년 기준 한강 남단과 북단에 조성된 수변 시설과 공원은 총 11곳이다. 또한 한강 위로는 고덕대교를 포함해 총 34개의 다리가 건설되어 도시의 흐름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다. 이 수많은 다리 중 노량대교와 아차산대교 두 곳은 강을 가로지르지 않고 강물의 흐름을 따라 나란히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한강의 모습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대비하여 추진된 제2차 한강 종합개발을 통해 그 토대가 마련되었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이어진 이 사업으로 강을 정비하고 각종 시설을 세울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었으며, 2000년대에 이르러 수변공원이 전면적으로 개발되면서 시민들이 여가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